#1 서울 성곽마을에서 도시농부를 꿈꾸는 나에게 날아든 초대장
SNS협업마케팅을 한창 준비하며, 페북에서 소통하던중 평택 농업해설사 김정희 선생님으로 부터 500평 넓은 텃밭으로 초대한다는 초대의 글이 날아들었다. 귀농귀촌을 꿈꾸며 서울의 한복판 종로에서 도시농부라도 경험해볼양으로 분주한 때이기도 했다.
이 반갑고 설레는 초대의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김정희 선생님의 페북 텃밭이야기에는 이상하게도 싱싱한 유기농 야채 이야기보다는 아름다운 꽃과 그 꽃 이야기들이 가득했던걸 ~~ 어느날 아침 강대표님을 위한 홍화꽃차라며 페이스북 내 그룹에 올려주셔서 날 늘 설레가 하는분 그리고 그중에 금화규란 꽃이 올라왔던걸 본 기억이 났다. 금화규는 고급에센스를 만들 수 있는 콜라겐덩어리란 말을 들은 기억과 같이 말이다.
초대해주신 분의 동의를 얻어 동행할 한사람을 더 초대하기로 했다. 플로라베이 이현주 대표다. 잉여농산물을 이용해 수제 비누와 수제 화장품을 만드는 분이다. 어느날 이현주 대표와 대화를 나누던 중 들은 이야기였었다.
늘 올리시던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이 농막의 이 신문으로 바른 벽지 또한 예사롭지 않다. 미술이 전공이시란다. 그래서 ‘친구야 꽃과 그림으로 놀자’ 그룹을 만드셨구나 그제야 이해되었다. 작은농막에 자그마한 에어컨이 2018 폭염속 우리들의 놀이에 여유를 주었고, 준비해오신 빵과 과일 음료를 마시며 인사를 나누고, 우린 쫒길일 없음에도 다급하게 텃밭으로 나갔다. 설레임을 더 가까이 대면하기 위해서였겠지~~~
#2 텃밭인가 정원인가
텃밭으로 한걸음 들이는 순간부터 여긴 정원인가 텃밭인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어쩜 포기마다 이렇게도 컬러가 다른 채송화가 있을까? 채송화는 어릴적부터 여름이면 ‘채송화도 봉숭화도 한창입니다’ 하며 놀던 우리 세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 그림을 그린듯, 이 아름다운 컬러가 예술이다. 거기에 인디언감자 꽃이라는데 온갖 희귀한 작물들도 많았다. 꽁꼬투리 위에 아직 하얗게 앉아 있는 꽃도 화초처럼 보이더라 이 텃밭에서는…
#3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텃밭으로
앞서가시는 걸음을 뒤쫒으며 와~~ 와~~~ 함성만 지르는 나는 ‘귀농귀촌’ 할 수 있을까? 모자에 선글라스 끼고 500평 텃밭을 누비는 이분, 또 꽃과 화초 속에서 나도 예뻐보이라 옷도 보색으로 깔맞춤한 이분, 텃밭 주인처럼 보이시나요? 예쁜 꽃들을 따라가다 보니 가지 토마토 도라지 아욱 참외 수박 옥수수 고추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과일 하나가 저리 크면 맛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참외 어린아이 머리통만한데 아삭하고, 달콤하고, 그 매력에 빠져 이제 마트에서 사먹지 못할 입맛의 창고에 꽉 박혀버렸다. 해마다 여름이면 생각날 이 참외 어찌할꼬… 이렇게 바구니 한가득 따서 차에 먼저 실어주시고, 금화규를 따기 시작했다. 텃밭에서의 소꿉놀이가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4 금화규꽃을 따며 소꿉놀이 시작되다
금화규 꽃밭으로 갔다. 한송이 한송이가 파란 하늘에 비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우린 뚝뚝 잘라내고 있으니 미안타. 하지만 수제화장품 만들기 소꿉놀이의 주재료이니 오늘은 미안함도 미뤄둔채 가장 싱싱하고 예쁜 녀석들로만 고르는 중이었다. 바구니 들고 꽃을 따는 여인들의 모습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 나도 힐링의 순간이었다. 이렇게 즐거운 소꿉놀이 재료가 바구니를 채웠으니 밥을 먹을 차례… 꼬르륵 꼬르륵 소리가 날 즈음 푸짐한 오리백숙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이렇게 텃밭에서 일을 하고 난 후 차한잔이 생각나면 들른다는 논 한가운데 이런곳에 이런카페가~~~ 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러디빈’이라는 카페다.
#5 금화규에센스 만들기
러디빈의 안주인 허영이 선생님이 같이 참여해 에센스를 만들기로 하고 자리도 내어 주셨다. 커피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며 진행되는 화장품 만들기는 여자들의 즐거운 소꿉놀이 맞다. 너무들 행복해 하셨다. 초대에 들고온 나의 이벤트 성공이었다.
플로라베이 이현주 대표님은 “금화규(Aurea Helianthus)는 차로 마시기도 하고, 청을 담기도 하고, 술을 담기도 하며, 화장품 원료로도 쓰여요. 그리고 식물성 콜라겐의 보고라고 하고요, 꽃잎을 만지작거리면 꽃잎에서 점액질이 나오는데 이게 콜라겐이어요. 이 콜라겐을 넣어서 금화규에센스를 만들어요~~” 설명을 덧붙였다.
금화규는 황금해바라기로 불리며 ‘본초강목’그 효능이 기록된 식물로 식물계의 판다(PANDA)라고 불리울 만큼 진귀한 약용식물이다. 금화규 주요 성분으로는 플라보노이드, 리놀레산, 비타민E, 설레늄, 아연, 철 등이 있으며,금화규에는 천연적인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여 갱년기 증후군을 감소 시키거나 피할 수 있고, 강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Hyperoside 성분과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피부에 좋은 건 당연한 일이겠다.
‘텃밭으로의 초대’는 ‘소꿉놀이 하자’ 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따져보자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격이 없이 친해질 수 있었던 하루에 이 금화규란 꽃이 한몫한 셈이군요. 금화규 옆에 있던 메리골드도 스킨으로 탄생했습니다. 차분히 이어진 이 화장품 만들기 놀이 다시 또 해 볼 생각 없냐는 질문에는 모두 찬성하셨으니 가을 걷이가 끝나면 다른 잉여 농산물을 가지고 한번 더 소꿉놀이 해볼까 합니다. 좋은 정보와 교육이 동행해서 텃밭에서의 우리들의 소꿉놀이가 덕분에 한층 격상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6 수제 화장품을 만들며 한 소꿉놀이에 대한 소감
후에 텃밭으로의 초대자 김정희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화장품 만드는 작업은 흥미로우셨나요? 더군다나 선생님의 텃밭에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 봤는데는 소꿉놀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 만든 화장품 써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김정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바구니를 들고 금화규꽃을 좋은 페친분과 함께 딸 때,어린시절로 돌아간것 같아 무척 즐거운 마음이었어요.어릴땐 주로 소꿉놀이 재료로 꽃들을 종류별로 따곤 했었지요. 천연 꽃 추출물이 들어간 화장품이라서 그런지 순하고 얼굴에 잘 스며 들어서 무척 마음에들어하며 아껴 쓰고 있어요. 여러가지 꽃으로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던걸요.ㅋㅋ 아주 흥미로운 체험이라서 체험농장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체험학습 농장으로 도시민들에게 이런 소꿉놀이 문화를 보급하는것도 좋은 아이템일 수 있겠다. 또 지친 농가의 여인들에게 잉여 농산물을 가지고 저렴하게 만드는 고급 화장품들 강좌로 멋진 선물같은 시간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김정희 선생님은 몇년전에 수제 화장품 강좌를 듣고 직접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 허브로 향을 내는 것을 알고 몇가지의 허브를 지금 키우고 있답니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친환경 농산물과 꽃으로 꽃차를만들어 본적이 여러번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기회가 닿으면 좀 더 활성화를 시켜볼 생각이시라고… 이 계기로 화장품 만들기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신다.
소꿉놀이의 결과물을 선물받는 러디빈 허영이, 농업해설사 김정희 선생님 너무 행복해 하셨다. 몰론 이글을 쓰고 있는 나는 어마무시 너무나 행복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출처 : 농업기술더하기 강인숙 2018-10-25 http://bitly.kr/R8Y71C